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적석총(積石塚)

돌을 쌓아 만든 무덤.

중학교시절 이곳에 소풍을 나오던 곳인데

이제는 흔적을 찾기도 힘들다.

넓었던 백사장은 그리 오랜 세월이 지난것도 아닌데 그저 초라한 모습만 간직한채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기고 조금씩 사라져간다.

비가오는 날에 왜 이쪽으로 오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임진강이 범람할것 같은 얼마전의 폭우때 많은 사람들 틈에서 난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 걸리는 모든것을 집어 삼킬것 같은 강물을

호기심가득한 눈으로 바라봤었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것이 서운한 것은 아닌데

나도 모르게 어떤 흔적을 찾아 이곳을 몇번이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기웃거리고 있다.

감수성이 폭발했던 중학시절의 모든 기억이 너무도 소중해서 그 기억을 더듬어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세월을 반추하면서 다시올수 없는 시간을 희미한 기억이 되기전에 붙잡아두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비가 그칠듯 이어지던 날에 그렇게 차를 멈추고 돌무덤 근처에 서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당시에는 왜 이런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까.

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채 살아가는 삶의 터전에 아무렇게나 나뒹굴던

고대 유적이나 건물의 잔해나 뭔가 소중해보이는 것들이 삶의 팍팍함으로 뒷전일수밖에 없었다.

밭을 갈다가 나오는 도기나 무기같은것이 우리의 삶을 방해하는 요소가되어 쉬쉬하며 도로 덮어버리는 상황이 비일비재했을 것이다.

임진강바로 옆에 있기에 적석총은 원형을 진작에 잃어버렸을 것이다.

처음에 계획했던 사람들도 강이 가까우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을텐데 왜 굳이 이곳에 만들었을까.

최근 수십년만 따져도 큰 수해가 몇번 마을을 덮쳤다.

집은 물론이고 범람하는 물의 힘을 당할수가 없으니 적석총은 이리저리 파편이되어 흩어졌을 것이다.

그나마 이렇게 유지되는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건지...

.발굴조사 결과 적석총은 서남부가 파손되었으나 평면형태가 장타원형으로 판단되며, 장축은 25m이고, 단축은 10m이며, 높이는 약 1m이다. 강돌을 이용하여 장축방향이 강과 평행하게 적석되었고, 적석부의 중앙에서 4기의 무덤방(墓槨)이 확인되었다. 무덤방은 3기가 동반부에 위치하고, 1기는 서반부에 조성되었다. 1호 무덤방만 장축방향이 동서 방향이고, 나머지는 남북 방향이며, 무덤방의 형태는 장방형이다.

출토유물은 1호 무덤방에서 평저호(平底壺) 2점과 구슬 4점이 출토되었고, 2호에서는 타날문토기편, 구슬 81점, 골제(骨製) 장신구 1점, 청동환(靑銅環) 1점이 출토되었다. 3호 무덤방에서는 평저호 2점, 구슬 32점, 철제낫(鐵鎌) 1점이 조사되었고, 4호 무덤방에서는 평저호 2점, 구슬 18점, 청동방울(靑銅鈴) 1점이 각각 출토되었다.

.학곡리 적석총이 위치한 돌마돌 마을에는 마귀할멈이 치마폭에 돌을 날라 와 이 적석총을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마을 주민들은 이 적석총을 활짝각담으로 부르며 신성시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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