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상처

2019. 3. 27. 20:37

새로 구입한 렌즈를 

테스트하느라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원래는 인물용렌즈인데 스냅용으로도 

많이 쓰는것 같다.


집근처를 돌고 횡단보도를 건너 

아파트 단지를 지나 몇장 담고 

이제 집에가자하면서 렌즈캡을 씌우며

발길을 돌리는데 아파트 사이 좁은 통로에서

아이와 엄마가 나타났다.


그런데 아이가 뭔가 본것 같았다.

뭐라고하면서 가리키는데 

고양이가 쥐똥나무 사이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사진에 담기가 미안할 정도로 고양이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아이와 엄마도 걱정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나 또한 넓은 상처가 아물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걱정이 앞섰다.


나무사이에서 눈치만볼뿐 움직이지 않았다.

눈빛 역시 잔뜩 겁먹은 표정 같기도 하고,

더 가까이 오면 도망가야할텐데 몸이 성치않으니 

어떻게하면 좋을지 고민하는거 같기도 하다.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어느 못된 손에 의해 저렇게 커다란 상처를 얻게 된건지.

아니면 사고였을까.

아이들이 장난삼아 저런건지

이런저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 냥이다.


녀석이 새끼였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정도로 

큰 상처다,

성체다보니 그래도 버텨낸것 같았다.


그동안 로드킬당한 고양이나 

차게 치여서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고양이도 봤다.

그런데 이 고양이의 웅크린채 카메라를 응시하다 눈길을 돌리는 것은

긴 여운이 남는 또 다른 모습이다.


긴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살아내는 고양이의 삶을 응원하면서

무거운 마음 다시한 번 다독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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