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대왕나비

2018. 12. 4. 17:26

얼마나 귀하신 나비이기에 앞에 대왕이 붙었을까.

나비계의 대왕님인가.

세종대왕처럼 태평성대를 이루고 문화융성을 이룬것처럼

대왕나비도 나비계에서 뭔가 기여한 것이 있을까.


지난 여름 등산로에서 수액을 열심히 먹고있는 대왕나비를 만났다.

수액이 얼마나 달콤했던지 카메라를 들이대도 눈치만볼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서 몇장 잘 담을수 있었다.


수컷보다는 암컷이 귀해서 만나기 힘들다는데 아마도 확률상으론 수컷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ephisa princeps



산지의 잡목림 숲에 서식한다. 수컷은 습기 있는 땅바닥에 잘 앉으며, 산 능선이나 정상에서 점유 행동을 한다. 암컷은 참나무 수액에 잘 모이며, 식수의 잎에 백여 개씩 산란한다. 애벌레로 월동하는데, 잎을 말아서 그 속에서 여러 마리가 집단으로 한다.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신갈나무(너도밤나무과)







* 어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들의자를 베란다에 내다놓고 아이를 무릎에 앉힌 채, 천천히 아이의 머리라도 땋아주며 나는 생각을 좀 해보고 싶었다.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의 진실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라고 내가 희망을 걸었던 책의 첫구절에 써 있었지요. 나는 그 구절만 빼고 그 책에 씌어진 모든 것들을 다 믿었어요. 그 진실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지요. 세상에, 이 세상에 단 한 가지쯤은 변하지 않고 늘 거기 있어주는 게 한 가지쯤 있었으면 했어요. 그게 사랑이든 사람이든 진실이든 혹은 내 자신이든…… 나는 기대어 서 있고 싶었고 존재는 머무르고 싶어하니까요…… 그러자 늙은 봉우리, 마추픽추 한 언덕빼기, 이제 영원히 그곳에 머물게 될 새들의 주검들 속에서 마지막까지 버티며 날개를 퍼덕이던 새 한 마리가 움직임을 멈추었고, 생을 맹세하고 막막한 대양 위를 날아가 잃어버린 도시를 찾아낸 그의 푸른 눈빛이 멍해지면서 눈물이 한 방울 떨어져내렸다. 이미 늦은 거야, 하는 생각 때문에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기분이었지만, 미안해, 정말, 미, 안, 해. 나는 적어도 시간만은 우리 앞에 오래 지속될 거라고 믿었어…… 천천히, 떨리는 손을 내밀어, 나는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노란 은행잎이 천천히 떨어져내리는 길이 이어져 있었다. 무덤 속처럼 적막한 긴 길이었다.


 - 공지영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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