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지인과 함께 교육을 받으러 갔다오면서
한적한 오솔길에 들어섰다.
아무생각없이 지나다니던 길인데
뒷자리에서 갑자기 묻는다.
"어머,저기 하얀꽃이 뭐에요?"
백미러로 쳐다보다가 아차싶어 진지하게 조금은
아무렇지 않은듯 '개망초'라고 얘기해준다.

"그렇구나."
많이 들어봤지만 길 양쪽에 쏟아질듯 만개한
개망초를보고 조금은 놀라고
조금은 긴가민가했나보다.

망초대,망초대하면서 부르면서도 정작 
가까이있는 개망초의 만개한 모습을보고 
생각보다 하얗게 계란후라이처럼 피어있는 모습에
멈칫한 표정이 보인다.

백미러로 조금은 당황한 기색도 느껴지는 것은 나의 착각일까.

2년넘게 아침일찍 운동을 하는 조용한 곳이있다.
원래는 논이 있던 곳이기도했는데
골짜기 전체를 경기도에서 매입하여 이런저런 
계획만 요란하게하고 10년이 넘도록 아무것도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트랙처럼 포장해놓은 길도 있고 해서 
운동으론 적당한 장소라 2년넘게 꾸준히
체력을 키우고 있다.

4월이 지나고 5월초가되자 
그냥 푸르게만 보이던 바닥에서 삐죽삐죽 
뭔가가 나오기 시작한다.
날이 갈수록 넓은 골짜기에 경쟁하듯 개망초가 
머리를 내밀고 키를 재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러종류의 잡초가 어울려 부드러운 융단처럼
변한 풀밭에 개망초가 깃발을 꽂듯이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개망초를 이렇게 바쁘게 만든것일까.
어차피 한여름이되면 다른 꽃들과 어울리며 벌과 나비의 관심을
받게 될텐데 말이다. 

새순이 막 나올때는 보기에도 부드러워 보이는데
나물로 먹기도 한다.
길가와 논밭에 가득채워지기전까지는 그래도 사람들의
용인하에 꽃도 피우고 부는 바람에 춤을 추기도 한다.

꽃이 만개하고 줄기도 뻗뻗해지며
농작물에 그늘도 만들고 지장이 생기기 시작하면
농사꾼과 전쟁이 시작된다.

무자비한 제초제와 예리한 예초기의 칼날에 
그야말로 흐믈흐믈 썩은 거름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개망초에 대해서 검색하다보니
새롭게 안 사실이 토착종이 아니란 것이다.
북아메리카에서 들여왔다니 조금은 놀랍다.
수십년동안 우리와 함께하며 어디든 있기에 
당연히 고유종인줄 알았기 때문이다.

계란과 비슷해서 '계란꽃'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망국초'
일년내내 농사꾼과 전쟁을 벌이는 골치덩어리 꽃인데
부르는 이름까지 느낌이 좋지 않으니 
애써 좋은 기능은 없는지 알아봐줘야 겠다.

Erigeron annuus
계란꽃, 치학초, 왜풀, 천장초,버들개망초, 망국초, 개망풀
Annual fleabane

꽃말 :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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