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지난 여름(2021.6)에 논가를 어슬렁거리며
꽃을 찍다가 우연하게 거머리를 발견했다.
약간 혐오스런 종류이기에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그래도 영상에 저장해두는 것이
좋을것 같아서 따라다니면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다.

어릴때는 참 많았던 거머리지만 
약을 많이치는 요즘엔 그렇게 흔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더 기록에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것이다.

요즘에는 웬만하면 논에 사람이 들어가
일을 할 필요성이 별로 없지만 예전 우리가 어렸을때는
기계가 없기도했고 충분하지도 않아 사람이 직접
바지를 걷고 차가운 논에 들어가 모내기도하고 잡초제거도 했었다.

어른들은 거머리가 덜 붙게하려고 
스타킹을 신고 들어가보지만 몇시간 논바닥을 왔다갔다하며
일을하고 밖으로 나왔을때는 여지없이 
손가락만한 거머리를 몇마리나 달고 나오게된다.

시골에서 살다보니 어릴때부터 논으로 밭으로 
따라다니고 일을 도와드리고 했지만 
그렇게 거머리가 달라붙어있는 모습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분나쁘고 끔찍했다.

어쩌다가 논에 들어갈 일이 있으면
제발 거머리가 없기를...또는 거머리가 나한테는 오지 않기를...
이렇게 간절하게 빌면서 조심조심 들어가곤 했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 다시 거머리를 보니
애증의 대상을 다신 만난것처럼 많은 생각들이
짧은 순간 머리속에서 스쳐지나간다.

그때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궁금증이 생겼다.
사람의 피를 좋아하는 거머리는 과연 
평소에는 무얼 먹고 산다는 건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우리가 알고있던 거머리는
피도 좋아하지만 그밖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생존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피도빨아먹고,기생도하고,논바닥등에서 아주 작은 
벌레들을 잡아먹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사람이 들어 오기라도하면 쌍수를 들고 환영하면서
그동안 목말랐던 피의 갈증을 마음껏 푸는게 아닌가...

사람이 점점 논에 들어갈 일이 없어질텐데 
언젠가는 녀석들도 진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거머리를 의학용으로 쓰이는 것이 생각보다 오래됐다고 한다.
기원전 1500년경 이집트벽화에도 치료용으로 쓰인 그림이 있다고 하는데
잊을만하면 티비에서도 거머리를 이용해 나쁜피를 제거하는
화면이 방송되던 것을 기억한다.
동의보감에도 거머리 치료에 대한 기록이 있다.

요즘엔 거머리에서 추출한 '히루딘(hirudine)'성분을 이용해
혈액응고 방지제로 쓴다고 한다.

Hirudinea
leech
수질(水蛭)이 표준어, 질(蛭)·기(蚑)·지장(至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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