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한참 더웠던 8월 어느날
조롱박이 잘커가는 앞마당에 나가서
조금씩 커지는 박을 지켜보던 중에 갑자기
거미줄이 흔들리며 작은 호랑거미 몇마리가 
서로 엉겨붙어 있는 것을 봤다.

다가가서 보니 긴호랑거미가 
탈피를 하고 있었고,
주위에 작은 호랑거미 몇마리가 무슨 큰일이라도 난듯이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말로만듣던 거미의 탈피를 보게 된 것인데
처음엔 그냥 몇마리가 큰 거미를 사냥하는것인가.
아니면 호랑거미가 죽어가면서 새끼들에게 자신의 몸을 주고 떠나려는 것인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상상을 해보았다.

한참지켜본 결과는 조금씩 탈피를 하는 과정이었고
주변에 있던 거미들은 아마도 어느정도 자란 새끼들이 아닐까 싶다.

이틀정도 사진과영상을 담아봤는데
무사히 탈피를 마치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거미줄을 치고
첫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변에 몰려들었던 거미들은 
어쩐일인지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긴호랑거미는 무당거미와 혼동하기 쉬운데 
무당거미의 몸에는 빨간색이 있다.
호랑거미는 빨간색이 보이지 않는다.

거미줄을봐도 구분이 가능하다.
무당거미는 조금만 거미줄이 흠집이 생기거나 
뜯겨져 나가면 열심히 거미줄을 쳐서 복구해놓는다.
무당거미를 볼때마다 거의 높은확률로 거미줄을 치고있는 모습을 보게된다.
쉴새없이 거미줄을 치는 무당거미다.

긴호랑거미의 거미줄에는 
중앙쪽에 하얀 띠가 보인다.
이것이 무당거미와 구분하는 포인트가 된다.
이 흰띠의 용도는 위협용인 동시에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방어수단이다.
조금이라도 위험을 감지한다면 몸을 흔들어 
흰부분을 과장되게 흔들어 위협하는 행동을 한다.

하늘에 떠있는 천적들에게는 이 흰띠가
먹이보다는 방해물로 착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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