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저멀리 큰새가 보인다.

카메라를 들어 초점을 맞추니 왜가리다.

흔하고 많이 찍어서 내려놓을까 하다가

다가오는 왜가리를 잠시 지켜봤다.


그런데 이 녀석이 건방지게 짝다리를 짚고 오는게 아닌가.

가끔씩 왜가리나 백로가 제방에서 사냥을할때

다리 높이 차이때문에 어쩔수없이

짝다리로 보일때가 있다.

우리는 친구들끼리 뻐쩡다리라고 놀리기도 했었다.


지가 무슨 독수리라도 되는줄 아는걸까.

아니면,

사람들 사이에서 조류계의 먹방왕이라는 소문이 

녀석에게도 들어간 걸까.

지나가는 내내 건방진 모습은 계속됐다.


새들이 지나갈때 카메라를 의식해서 눈길을 주거나 

기분이 나쁘면 입을 벌리고 꽦하는 소리도 내는데

이 녀석은 그런것도 없다.

왕자병 걸린듯이 무표정하고 시크하게 내 옆을 지나가버린다.


방향을 바꾸거나 그런것도 없다.


이날은 담으면서도 참 기분 나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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