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몇년전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었던 

맷값 폭행이 조류계에서도 발생했다.

갑이 을한테 모욕적인 언행을하고 

결국엔 맷값 폭행으로 이어져서

평범하게 사는 힘없는 을들이 특히 더 분노했던 것 같다.


지난 1월 큰고니를 담다가 우연하게

카메라에 담게된 조류계의 맷값 폭행이다.


처음엔 그냥 사소한 장면이었다.

물닭이 연근?을 물어서 밖으로 나와 편안하게 

먹었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연근이 컷던것인지 삼키지 못하고 

아마도 조금씩 쪼아서 먹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이 장면을 청둥오리가 발견하면서 일이 커진 것이다.


어슬렁거리면서 다가오는 청둥오리를 보고도 

물닭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이걸 빼앗아 가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것일까?


간발의 차이로 먹이는 청둥오리 차지가 됐는데 

여기서 물닭의 강력한 발차기 한방이 적중했다.

사람같았으면 저 정도 발차기면 그냥 다운되는데

멧집이 좋은건지 아니면 연근에 대한 집중때문에 아픔을 잠시 잊은건지

그렇게 연근을 물고는 도망가 버리고 말았다.


황망하다는 표정을 짓고있는 물닭을 뒤로하고 

날아오르는 청둥오리의 모습이 유난히 밝아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장면을 보고있던 큰고니가 마치 항공모함처럼 

접근하고 있었고,

물닭도 마지막 기회를 엿보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역시 또 집중력이 강한 청둥오리가 간발의 차이로 

모두를 따돌리고 결국엔 최후의 승자가 됐다는 얘기다.


초반에 얻어맞은 발길질이 

조금후에는 아프게 느껴지겠지만 

맛좋고 영양만점인 연근을 먹을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도 될지 모르겠다.



강력한 한방인데 맷집이 좋은건지 꿈적도 않는다. 

간발의 차이로 먹이를 차지한 청둥오리.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물닭이 청둥오리를 뒤쫒으려고 한다. 그런데 너무 늦은감이 있다.

청둥오리가 물닭을 또 다시 물리치고 먹이를 물고 비상하고 있다. 같은 조류지만 비행능력은 청둥오리가 훨씬 앞서 있는것 같다. 

여기는 큰고니 휴식처라 많은 수가 곳곳에 흩어져 쉬고있다. 한 녀석이 이 상황을 지켜보다가 접근하고 있다. 옆에는 물닭까지...

물닭에게는 연근을 뺏을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이번에도 청둥오리는 집중력을 발휘해서 맷값으로 얻은 연근을 지켜냈다. 흑흑 ㅜㅜ 눈물젖은 연근이여~

멀어져가는 한끼 식사를 아쉬운듯 바라보는 물닭. 하지만 몇초후에는 이 상황을 기억도 못할 것이다. 왜냐구? 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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