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3월하순 날씨 좋았던 어느날
연천에서 가까운 백마고지전투 전적지를 찾았다.
그리 멀지않은 곳인데도 태어나 처음 가보는 곳이다.

한국전쟁때 철원뿐 아니라 연천도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연천은 거의 대부분이 미수복 지역이라 
전쟁후에 되찾은곳도 있고,
백학면 포춘리등 아직도 많은 지역이 
70년이 지나도록 아픔을 그대로 간직한채
미수복 상태로 남아있다.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동네 어르신들의 증언을 녹취하고 영상에 
기록하는 작업을 하면서 우리가 책에서 보고 배우지 못하는
그야말로 생생한 전쟁의 상황들과
주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들을수 있어서 
교육적으로도 매우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

점점 잊혀져가는 한국전쟁의 참혹함을 
다시 상기시키고 주변국과의 외교전에서도 
밀려서는 안된다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디 만만한 나라가 없다.
북한,중국,러시아,일본,미국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하고 
치우치지않는 외교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 기록을 보면 승리한 기록만 있는건 아니다.
설마리전투처럼 거의 전멸하다시피한 기록도 있다.
백마전투는 많은 전투중에서도 백병전까지 하면서
결국 고지를 탈환한 위대한 승리이기에 상징적인 기록과 함께
누구에게든 자랑스럽게 얘기할수있는 대단한 전투이다.

그 전투를 기념하고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기위해 
공간을 조성하여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어릴때 많이보던 
'전우'라는 프로그램과
'3840 유격대'라는 프로그램이 갑자기 생각이 나는데
부족한 군수물자나 병력의 열세에도 
기죽지않고 임전무퇴의 마지막 한방울의 정신력까지 쏟아부어
쟁취한 소중한 전투성과를 화면에 옮기다보니 
연기인지 실제인지 혼동할 정도로 몰입하기도 했었다.

광장에 있는 백마를 보고 태극기가 펄럭이는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전시관은 문이 굳게 닫혀있다.
거미줄까지 처져있는걸보니 운영을 안한지 꽤 된듯하다.
무슨 이유인지 궁금해진다.

날씨가 참 좋은 날이었다.
일부러 날을 잡지도 않았는데 
기분좋게 보고 가서 널리 알려달라는 애국 영혼들의
뜻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멀리 보이는 백마고지 전투 현장과 벌판이 
시원하게 열려있는 언덕위에서 
이 평화스러운 시간들을 누릴수있게 목숨바쳐 지키내신
위대한 영웅들에 머리숙여 감사의 뜻을 전해본다.

화살고지 전투에서 나온 무기나 장비등에서 나온 쇠를 녹여 만들었다는 '기억의종'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보인다.

백마고지 전투(白馬高地戰鬪)는 한국 전쟁 당시인 1952년 10월 6일 ~ 10월 15일까지 한국군과 미군이 중공군과 싸워 승리한 전투이다.

광장에 우뚝 서있는 백마동상

백마고지 전적비를 알리는 조형물과 안내판이 보인다. 

시간이 많지않은 관계로 다 돌아보지는 못했다.
한번에 돌아보기엔 볼것도 생각할것도 많아 보인다. 

당시 강원도 철원 서북방에 위치한 395 고지는 광활한 철원평야 일대와 서울로 통하는 국군의 주요보급로를 장악할 수 있는 군사지정학상 요지가 되어 중공군과 국군의 치열한 전투가 재개되었다.

10일 동안 12차례의 공방전으로 백마 고지는 황폐화되었고 중공군은 1만 명, 국군은 3500명의 사상자를 냈다. 제38군은 사실상 전투력을 상실해 재정비에 착수했고 제9보병사단도 혹심한 손실을 입어 재편성이 필요했다. 또한 이 전투에서 국군은 21만 9954발, 중공군은 5만 5000발, 총 27만 4954발의 포탄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추모비로 올라가는 언덕길 양쪽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올라가는 동안 나도 모르게 주먹이 쥐어진다. 

백마고지 위령비가 보인다.
우측엔 6.25 시계가 의미를 간직한채 서있다.

올라온후에 뒤돌아본 광장의 풍경

 

웬일인지 기념관이 운영을 하지않고 있다.
그때 물어봤어야했는데 여전히 궁금하다.

정면에 '상승각'이라는 정자가 보인다.
저곳에 가면 드넓은 벌판과 함께 백마고지의 위치를 확인할수 있다.

 

백마고지는 395고지의 모양이 누운 말의 형상과 닮았다고해서 '백마고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엄청난 폭격, 그리고 피로물든 산은 원래의 모습을 잃은채 녹아내린것 같다. 

소나무 좌측으로 백마고지의 모습이 보인다.
날씨가 참 좋았는데 이왕 온김에 저기까지 가볼걸그랬나보다.

그날의 교훈을 잊지않게 널리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70년이 지났으니 어쩔수없이 우리들이 바라보는 한국전쟁의 느낌은 먼저가신 분들과는
차이가 많이 날수밖에 없다. 

시대의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우리가 있을수있게 목숨으로 지켜내신 영웅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다시는 우리에게 똑같은 시련이 있으면 안되겠다는 다짐과함께 풀어진 긴장의 끈을
다시 고쳐맬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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