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하게 여러가지의 조건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질때 편소에 보지못했던
장면들을 보게된다.
2020년 여름엔 비가 많이왔다.
그냥 많이 온게 아니고 아슬아슬한 장면들도 연출하면서
많은 뉴스거리나 얘기거리들을 만들어내면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큰 수해를 몇번 당해본 시골이지만
그때의 기억은 멀기때문에 잠시 잊은채로
한달내내 쏟아붓는 비를보며 혀를 끌끌차는 모습을 봤다.
예전에 겪었던 힘든 시간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강도가 약해지고 체감하는 느낌도 가벼워지면서
지금의 위기 상황이 오히려 더 크고 절박하게 느껴지는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앞마당을 고쳐서 화단을 만들어
이제 꽃이 피기시작했는데 비가 많이 오니
고인물이 많아서인지 사다심은 꽃들이
뿌리채 썩어서 죽고 말았다.
밖에만 나가면 냄새맡고 덤벼들던 모기들이
안보이던것은 거의 유일한 좋은점이었던것 같다.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는
천연잔디를 멋지게 관리해서 늘 보기가 좋다.
예전에 뛰놀던 흙이었던 운동장이 놀랍게 변신한 것이다.
전교생이 채 50명도 안되다보니
이렇게 잔디가 쉽게 잘 관리되는지도 모르겠다.
비가 퍼붇다보니 운동장 전체가 거대한
늪지가 되버렸다.
제비들이 물에 닿을듯말듯 묘기를 뽐내며 날아다니고
잠자리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며칠뒤 비가 잠시 그쳐서 갔던 운동장에서
수백마리 잠자리떼의 집단 산란장면을 보고
영상과 사진을 찍었던 것이다.
연못이나 저수지에서 보던 장면을
운동장에서 보게 될줄은....
해가 나고 물이 빠져나가면 의미없는 산란이 될텐데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그런건지 모르지만
2021년 유난히 가물었던 여름에
잠자리들이 많이 안보이는 것은 혹시
정상적인 장소에서 산란하지 않은 이유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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