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매일 새벽에 운동하는 코스가 있다.
개천을 옆에끼고 둑방길을 1키로미터 정도 걸으면서
겨울엔 워밍업도 되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이런저런 생각을하는 구간이기도하다.

그렇게 걸으면서 개천에서 먹이활동을하는
시끄러운 흰뺨검둥오리와 왜가리등을 보고
운동을 시작하는 장소에 도착해서 달리기와
맨몸스쿼트,푸시업등을 하는 것이 매일의 루틴인데

그날은 돌아오는 길에 둑방길 중앙에 작대기같이 몸을펴고 있는
황구렁이를 봤다.
멀리서보면 그냥 막대기인데 가까이 갈수록
뱀이란걸 확인할수 있었다.

왜 이런 위험한 곳에 나와있는걸까.
이곳은 자전거도 가금씩 지나다녀서 분명히 안전하지 않다.

황구렁이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는 무독성 뱀이다.
시골에서 어릴때는 집에 구렁이 한마리쯤은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집주변에 쥐들이 많다보니 먹이를 구하기도 쉽고
집을 지켜준다고해서 구렁이는 잡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불문율처럼
 알고있던 터라 조금은 신령스런 존재이기도했다.

시골이지만 황구렁이가 쉽게 눈에 띄지않는것은 그만큼
살아가는 조건이 많이 나빠졌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다 자라지않은 크기같은데 다치지않고 오래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일주일 정도 지난 어느날
운동을 시작하는 장소에서 황구렁이 사체를 발견했다.
시간이 일러서 어둑했는데 뱀이 웅크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긴장했다.
가까이가보니 황구렁이가 배를 드러내놓고 죽어있었다.

아무리봐도 상처난 곳이 없어보이는데 어찌된 걸까.
며칠전 봤던 그 황구렁이는 설마 아니겠지.
거리가 500미터정도 떨어져있지만 충분히 이동할만한 거리이긴하다.

복잡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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