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집 주위에 이렇게 귀한 새가 있었다니.
어떻게 외부에 알려지고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것인지 모르지만
긴 장마속에 더위를 식혀줄 반가운새가 찾아온 것을 알게되어
몇번에 걸쳐서 찍어본 것이다.

그냥 호반새와 달리 청호반새는 
임금님의 청룡포를 연상하게 할만큼 화려한 파란색을 자랑한다.
워낙에 민감한 새라서 민가 근처에서 보기 힘든데
농사를 짓지않고 방치된체 몇년동안 흙만 퍼 날랐던 
절개지에 청호반새가 큼직한 부리로 굴을파고 
보금자리를 만든 것이다.

저마다 대포를 장착한 진사들이 
천막속에 자리를 잡고 한번씩 먹이를 날라주기위해 
둥지로 올때마다 촤라락~하는 연사소리와함께 탄성이 절로 나온다.
리뷰를하며 우쉬워하기도 하지만
엊그제는 뱀을 잡아서 주는 장면을 포착하게되자
저마다 싱글벙글 얼굴에 화색이 돈다.

처음 갔을때만해도 하루종일 새가 보이지않아
별 얘기도 많이 나오고 사람들이 너무 많이와서 
둥지를 버린것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결국 어미는 몇마리의 새끼를 키워서 내보내고
이제 한두마리만 남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짧은 시간인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자라서 
이소하게 되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아마도 절개지가 그대로 방치된다면 해마다 
청호반새는 찾아올 것이다.
아니면 땅주인이 절벽에 있는 흙도 마자 퍼서
팔아버린다면 새로운 둥지를 찾게 될것이다.

오늘 아침에도 30명의 대포 진사들이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찾아와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다.
비가 오락가락하고 습도가 높아 짜증이 나는 날의 연속이지만
귀한 청호반새로 인해 잠시 잊을수있어 보상은 충분할 것이다.

그동안 흔한 텃새들만 찍느라 긴장이 풀렸었는데
이번 청호반새를 계기로 연천에 어딘가 있을 귀한새를
찾아 다니는 일을 시작해볼까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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