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네번째는 백두산과 장백폭포 이야기다.

이번 3박4일 기간중에 하이라이트는 단연 백두산 천지를 보는 것이었다.
떠나기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고 날씨도 좋았었다.
다들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고 아침을 먹고 버스에 올랐는데
청천벽력같은 가이드의 안내가 들려왔다.

방금 중국정부에서 백두산을 통제해서 갈수없다는 것이었다.
타기전에 미리 말하는것도 아니고 버스로 이동하는 중에 얘기하는건 대체 뭔지...
기분 나빠서 가이드한테 얘기했더니 그걸 또 아무렇지않게 생각하는듯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백두산 천지관련 여행은
지금이 시즌 전이었던 것이다.
우리도 사실 2월부터 제주도부터 시작해서 날씨를 따라 북으로 올라오며
여행을하고 최상의 조건에서 관광지를 돌아보듯이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예를들어 남부에 있는 장가계가 5월까지가 시즌이라고하면 
그 시즌이 끝날때쯤 가이드들도 이쪽 백두산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날씨만 좋다고 백두산에 갈수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이드말로는 전날 눈이 많이왔고 바람이 많이불어 
천지쪽에 위험하니 정부에서 통제를 했다는 것이었다.

올해는 윤달이 들어서인지 우리도 날씨가 추웠었는데
이곳도 대체로 춥고 눈이 녹는 시기가 늦어졌다는 얘기가 있었다.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버스를 잠시 세우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늘 못보면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백두산 천지를
볼수있게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였는데 가이드는 난처한 기색이었다.
결국 이번 여행을 주선한 대표님이 정리해서 아쉽지만 
다음에 또 좋은 때에 한번 더 오자는 것으로 결론을 내게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다음날은 장백폭포까지 통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꿩대신 닭이라고 폭포라도 볼수있었으니 다행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백두산과 장백폭포로 가는 북파코스였는데
매표소 건물앞에 도착하니 외관에 생물권보전지역과
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 인증 마크가 보였고
마당엔 지질공원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천지만 보고 갈 생각이어서 지질쪽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라 
정신이 번쩍들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검색해서 추가적인 정보를 알아볼수 있었다.
백두산을 북한이 먼저 유네스코지질공원 인증을 신청했고 
나중에 중국도 장백산이라고 이름을 부르며 신청했는데 
나중에 신청한 중국쪽이 먼저 인증되었고 북한이 다음해에 인증되었다.

우리는 민족의 영산이라고 생각하며 백두산이라고 부르는데
중국은 자기쪽에 있는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부르고 영어로는 
창바이산이라고 발음한다.
백두산을 지우고 새로운 이름으로 각인시키려는 계획을 실천하고 있는듯해서
기분이 매우 나빴다.

버스를타고 1시간가량 이동해야 폭포에 도착할수 있다.
가는 동안 길 양쪽엔 침엽수가 하늘을 찌를듯 자라고 있었는데
자작나무가 많이 심어져 자라고 있는것도 이색적이었다.
고지를 놀아갈수록 눈이 희미하게 남아있었고 거의 다 와서는
주위에 있는 모든 풍경이 설경이었다.
눈이 꽤 많이 온것이 거짓이 아니었다.

오면서 가이드가 북파코스로 갈라지는 곳을 설명했다.
미련을 두면 나만 손해지만 웬만하면 보게 해주지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주변을 둘러싼듯한 바위산은 아주 오래전 화산분화구와 화산폭발로 생긴 지질구조였다.
멀리 보이는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둘러처져 있는 것이 백두산 주변의 
화산폭발의 위력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얄밉게도 날씨는 너무 좋았다.
기념사진을 찍고 1킬로정도 걸어가면 있는 장백폭포를 향했다.
가는 동안 뜨거운 온천수 수증기를 뿜으며 흘러나오는 곳이 보였다.
말로만 듣던 것을 실제로 보게 됐는데 백두산이 휴화산이고
앞으로 백년안에 다시 폭발할수 있다는 뉴스때문에 그런지 
예사롭지 않게 생각됐다.
밑에서는 이 뜨거운 물로 반숙계란을 쌂아서 팔고 있었다.
물이 아주 뜨겁지 않아서 잘 익지않고 껍질도 잘 벗겨지지 않았다.  

장백폭포가 가까이 보이는 데크에 도착했다.
높은 계단이 있었는데 연세있는 분들은 몇번을 쉬어야 올라올수 있었다.
하얀 눈 가운데에 요란하게 떨어지고 있는 두줄기의 장백폭포가 보였다.
저마다 포즈를 위하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폭포를 넘어 놀라가면 바로 천지가 있다는데 갈수없다니 또 한번 아쉬운 순간이었다.

전에는 천지에서 폭포족으로 내려오는 길이 있었는데 
산사태로 무너져 내리면서 길이 막혔다고 한다.

주변에 모든것을 카메라에 담아 내려왔다.
박물관을 지나 버스에 올랐고 처음에 왔던 매표소에 도착했다.
천지를 못봐서 아쉽고 중국이 자기들만의 상품으로 
우리의 백두산을 지우고 있는 것이 아쉬웠고
우리는 지금은 아무것도 할수 없음에 또 분노가 치밀었다.

복잡한 마음이 뒤엉켜버린 하루였다.

장백폭포야 
아니 천지폭포야 네가 무슨 잘못이겠냐.
먼 옛날 기마민족이 호령하던 땅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잘못인것이지.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