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3월부터 시작해서 5월까지 저어새를 보는데로 담아봤다.

내년에도 오기만하면 담겠지만

어찌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에...


마지막으로 담았던 사진들은

약간 재밌는 결과물이 만들어졌다.


대백로와 가까운 거리에서 먹이를 탐색하던 저어새인데

다 떠나고 홀로 남았는지 아니면 

멀지않은 곳에 무리가 쉬고 있는데

배고파서 홀로 사냥을 하고 있는 것인지.


많이 허기가 졌는지 체면따위는 

진작에 벗어 던진듯하다.

몇번의 삽질끝에 작은 미꾸라지를 잡았지만

아뿔싸,

물위에 막처럼 떠있던 수초를 뒤집어쓰고 말았다.


이거 면사포 쓴것도 아니고 대체 뭐냐.


심하게 털어낼줄 알았더니 그냥

미꾸라지를 삼키고 나서야 나의 정체를 알아챈듯하다.

기분이 나쁜듯 머리를 흔들어 대면서

예끼 이놈하는듯 무서운 눈초리를 보낸다.


그러다가 잠시 넋을 놓은듯 하늘을 보더니

껄껄껄하면서 헛웃음을 짓는다.


'내 평생 점잖게 살면서 체통을 잃은 적이 없었건만

한순간의 방심으로 이렇게 헛점을 보이고 말았구나,허허'


그렇게 저어선생은 크게 낙심하여 

자리를 뜨고, 난 잠시 걱정이 앞섰다.

내년엔 좀 더 인적이 드문 곳으로 은거하여

못보게 되는건 아닐까하고 말이다.


하지만 

저어선생, 이왕 이렇게 된거 

점잖고 무거운 삶 벗어 버리고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듯 오시구랴.



* 우리에게 무엇이 제일 필요하냐고 물으면 첫째도 겸손이요 둘째도 겸손이요 세째도 겸손이라고 나는 대답하리라. - 성 아우구스티스

* 성공하려는 사람에겐 그의 아내가 중요하다. - 영국 속담

* 인간이 칭찬을 받는다 할지라도 그것때문에 나빠지는 것도 없고 좋아지는 것도 없다. 에메랄드가 칭찬을 받지 않는다고 질이 떨어지는가? -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시골 버스의 기다림

오래전 어느 시골길 허름한 버스정류장에는
한 번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를
몇 시간이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그런 시골길을 달리던
버스 앞에 군인이 손을 흔들고 서 있었습니다.
버스 정류장도 아닌데 버스 기사는 흔쾌히
버스를 세워 군인을 태웠고 승객들은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태양에 달궈질 대로 달궈져
찜통 같은 버스가 다시 출발해야 하는데
버스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더위에 슬슬 짜증이 난 승객들은
버스 기사에게 출발하자고 재촉했지만
버스 기사는 "저기..." 하며
눈으로 창밖을 가리켰습니다.

모두가 버스 기사의 눈을 따라 시선을 옮겼는데,
여인 한 명이 버스를 향해 열심히 뛰어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여인은 어린 아기를 업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열심히 뛰어오는데, 버스가 출발하면
얼마나 허망할까 하는 생각에 승객들은 여인을
기다려 주기로 했습니다.

뜨거운 날씨에 에어컨도 없는 그 시절 버스에서
땀을 흘리는 승객들은 손부채를 흔들면서
아무 불평 없이 여인을 기다렸습니다.

그러길 몇 분 후, 여인이 도착했는데
여인은 버스를 타지 않고 버스 창문만
물끄러미 계속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버스 기사가 타라고 말했지만, 여인은
버스를 타지 않고 창문을 통해 먼저 탄
군인에게 말했습니다.

"가족 걱정하지 말고 몸성히
 잘 다녀오세요."

아쉬움과 사랑스러움이 듬뿍 담긴
여인의 말에 군인도 답했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힘들게 여기까지 왜 왔나.
걱정하지 말고 내 건강히 잘 다녀올게."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승객들은
아무도 불평도 짜증도 내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유쾌한 웃음으로
화답했습니다.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시간이 갈수록
더 빠르고 더 편해져 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버스에는 언제나
에어컨이 켜져 있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탈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버스의 에어컨이 켜지지 않거나
출발 시간이 조금만 지체돼도 허허 웃으며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적은 세상으로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조금 불편해도 가끔은 사람들 간의
정으로 움직이는 무언가가 그리울 때가
더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오늘의 명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
– 헬렌 켈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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