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프레임에가두다

21년 5월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찍었던 사진과 영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마와라태는 덩치가 커지고
외모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밉상이었던 리태는 그래도 봐줄만한 
얼굴이 되었고,
구마는 점점 소심해지며 리태와의 먹이 경쟁에서도
밀려나고 있다.
그리고 선천적인 기형인지 뒷다리의 모양이 휘어지고 
발육도 느려져서 리태와 비교해도 눈에띄게 체격 차이가 난다.

날이 점점 더워지니 
녀석들도 털갈이를 하는지 
바람만 불어도 털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옆에만 와도 바지에 묻곤한다.

리태녀석은 귀찮을정도로 초접근을해서 
기어이 꼬리를 바지에 기대더니 마치 영역표시를 하듯이
올려다보며 냥냥 소리를 낸다.
고양이 언어를 모르니 무슨 행동인지 도무지 알길이 없다.
구마와 달리 리태는 내가 마당으로 나오기만하면 
어떻게 알았는지 가까이 오기때문에
털이 묻을까 내가 피해다녀야할 지경이다.

텃밭에 쪽파를 캐서 적당한 크기만큼 묶어서 말리느라 걸어놓고
나머지를 큰그릇에 담아 두었는데
구마 녀석이 여기에 둥지를 틀었다.
양파만큼은 아니지만 매울텐데도 뭐가 마음에 들었는지
둥그렇게 말고 흔히 말하는 '냥모나이트'를 재연해보고 있는 것이다.
박스 좋아하는건 충분히 봐서 알겠는데
인터넷에 자주보는 냥모나이트를 직접 보게될줄은 몰랐다.

여름이 지나고 10월이되면 돌보기 시작한지
1년이 된다.
추운 겨울 잘 견디고 무더운 여름도 잘 버텨주고 있어서 대견하다.
동네 짱 고양이가 가끔씩 화풀이를 하느라 녀석들을 괴롭히는데
구마는 벌써 도망가서 그림자도 안보이고
기특하게도 리태는 맞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직까지는 일방적으로 얻어터져서 내가 도와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그냥 둬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차피 마당냥이 됐으니 스스로 삶을 개척해가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동네를 지나다니는 차들때문에 신경이 쓰이는거빼고는
녀석들에게 비교적 안전한 생활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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